당신이 탄 택시의 운전수가 자신의 시간 중 49%의 시간만을 당신의 목적지에 도착하는 데 할애한다면, 당신은 그 기사에게 얼마를 지불하겠는가? 당신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조종사 5명 중 1명만이 비행의 목적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면 당신은 그 비행기 티켓을 사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이 질문은 어리석은 우화가 아니다. 매일의 일터에 그대로 적용되는 현실이다. 지난해 미국 프랭크린코비에서 조사한 통계는 이런 사실을 말해준다. 보통 직원들은 조직 내 우선순위가 높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자신의 시간 중 절반도 할애하지 않는다. 즉, 문제의 택시기사처럼 51%의 시간은 우선순위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바쁘게 보내는 것이다. 또 19%의 직원만이 조직의 주요 목표를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다른 직원들은 나머지 4명의 조종사들처럼 대충 감에 의해 일을 하고 있다. 이처럼 조직의 진실이란 때로는 직면하기가 겁나는 것이다.

‘실행력 향상을 위한 워크숍’에 참가했을 때다. 참가자들은 지금 업무에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몇 개나 되는지 질문을 받았다. 나의 경우 헤아려 보니 8개 정도였다. 물론 그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첫 번째 목표인 매출은 물론, 직원교육을 통한 역량 업그레이드, 신제품 개발, 특히 디자인 혁신 제품의 개발, 물류 시스템 효율화하기, 유통채널 다각화하기 등등…. 지난 1년여간 노력해 온 목표들을 죽 나열해 써보았다. 보기만 해도 힘에 부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목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일을 많이, 또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제시된 통계는 이런 기분을 뭉개버리기에 충분했다. 목표의 개수와, 탁월하게 달성된 목표의 상관관계에 관한 통계는 이러했다. 목표가 11~20개 되는 사람은 탁월하게 달성한 목표가 하나도 없었다. 4~10개인 사람은 그 중 1~2개의 목표를 탁월하게 달성하였고, 목표가 2~3개인 사람은 그 2~3개를 탁월하게 달성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의 힘을 입증하는 통계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럴듯한 목표의 나열이 아니라 중요한 목표를 실제로 탁월하게 달성하는 것이다. 당신은 현재 몇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새해 사업계획을 장황하게 만드는 요식적인 목표는 없는가. 무엇보다 열정을 가지고 실행할 가장 중요한 목표가 직원들과 분명하게 공유되어 있는가.

업무뿐 아니라 습관을 형성하는 데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됐을 때의 일이다. 아주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학교생활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글씨 쓰는 일이 숙달되지 않아 힘들게 쓰는데, 글씨는 알아보기 어렵고 수업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시간 내에 못 마치는 일이 잦았다. 급식시간이 되면 또 점심을 늦게 먹다가 알림장을 제때 쓰지 못하고, 그 결과 과제나 준비물을 챙기지 못해서 수업 준비가 부실한 식이었다. 물론 집에서도 자기 물건을 챙기거나 정리할 줄을 몰랐다.

일하는 엄마로서 늘 곁에서 챙겨주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놓아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고민을 하다 아이에게 왜 자꾸 늦느냐고 물어봤더니, 글 쓰는 게 힘들고 오래 걸려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우선 한 가지에 집중해 보자고 얘기했다.

겨울방학이 되자 아이와 함께, 이번 방학의 목표는 글씨를 잘 쓰는 것이라고 분명히 설정했다. 여러 번 얘기를 해서 나중엔 장난 삼아, 내가 “이번 방학의 목표는?” 하고 물으면, 아이가 “글씨 잘 쓰기!” 라고 대답할 정도가 되었다. 매일 하루에 원고지 3장씩 글씨를 쓰는 것이 과업이었다. 책에 있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옮겨 쓰는 훈련이었다. 처음엔 힘들지만 2개월간 매일 연습하기만 하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자연법칙처럼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 기간만은 다른 문제들에는 잔소리를 달지 말고, 쓰기에만 초점을 맞추어 관심을 쏟고 격려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설날 연휴까지도 예외 없이 날마다 원고지 3장을 쓴 결과, 처음엔 몸을 뒤틀면서 2시간이 걸리던 것이 나중엔 10분 만에 완성되었다.

돋보기로 초점을 맞추면 햇빛이 종이를 태울 수 있듯이, 우리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분명한 목표에 정확히 조준하여 쓴다면 거기엔 반드시 성과가 나온다. 아이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또 직원들에게도 욕심을 부려 모든 걸 한 번에 이루려고 하기보다 한두 가지의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공유한 다음, 오직 그 실행에 집중할 것. 이것이 새해 목표를 세우는 데 필자가 드리는 제언이다.

Helen@eklc.co.kr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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